2017년 4월 29일 토요일

지난했던 지난여름. 소홀했던 건강관리와 급작스럽고 과했던 헬스로 인하여, 난생처음 슬개건염과 대퇴사두건염이라는 관절 질환이 찾아왔다.

근 두 달을 집과 병원밖에 오가지 못할 정도로 고생스러웠는데도, 인터넷에는 몇 주 푹 쉬면 낫는 가벼운 질환이라는 설명뿐 만족스러운 답변을 찾기 어려웠다. 답답한 마음에 같은 질환을 겪은 것으로 추정되는 블로거 등에게 쪽지나 댓글 등으로 문의를 해보기도 했으나, 몇 주 만에 완쾌되었다는 힘 빠지는 답변만이 돌아왔다. 이러한 아쉬움으로부터 시작된 이번 포스팅에서는 슬개건염 혹은 대퇴사두건염 환자들을 위한 작은 팁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원인
가장 통상적인 이 질환의 원인은 관절의 무리한 과사용이라고 한다. 연골이 닳아 발생하는 관절염과 달리, 근육의 과부하로 인해 힘줄(건)에도 무리가 간 것으로 근육의 뭉침을 적절히 해소하지 않은 채 계속해서 운동을 할 시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노년층보다는 운동을 즐기는 젊은층 사이에서 흔한 질병이라고 한다.


증상
필자의 경우 첫날은 열감과 함께 시큰시큰함을, 그 이후 근 한 달간은 뻑뻑함, 그리고 보행 시 무릎 슬개골 뒤쪽이 걸리적거리는(?) 불편함과 통증을 느꼈다. 대퇴사두건과 슬개건의 뻐근함과 찌릿찌릿함도 느꼈다. 증상의 호전은 3개월 차부터 천천히 이루어졌고, 6개월 차에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좋아졌다.


치료
증상이 발생하자마자 정형외과를 방문했고, 별다른 x-ray 소견이 없어 소염진통제를 처방받아 약 한 달간 복용했다. 당시 의사샘은 대수롭지 않은 듯 뛰지만 않으면 된다고 하셨으나, 사실 발생한 당시에 최대한 활동을 자제하고 쉬었다면 이렇게까지 오래 고생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두 달 간은 일주일에 세 번 이상의 물리치료를 받았고, 한 달 이후부터는 일주일에 1회 이상의 체외충격파 치료를 받았다. 충격파 치료를 받을 땐 자기장 치료와 물리치료를 함께 받았는데 체감하는 효과가 컸다. 충격파 치료는 호전되기 시작한 세 달 이후로는 받지 않았고, 많이 걷고 무리가 왔다고 느껴지는 날에만 물리치료를 간간히 받았다.

걱정하시는 부모님에 떠밀려 세브란스에서 MRI도 찍어보았으나 별 다른 이상소견은 없었다. 오히려 초음파 사진을 찍었을 때 건의 붓기와 염증이 확인되었다. 즉 건염은 MRI나 X-RAY보다는 초음파 사진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낫다.



(중요)치료 시 유의사항
1. 슬개건염을 진단 받게 된 후,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근력운동을 통해 근육을 강화시켜야 빨리 회복된다는 정보들이 많은데, 해본 결과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다 낫지 않은 상태에서 운동을 실시할 시 상황이 더욱 악화되기만 한다. 운동은 물론 걷기도 염증이 다 사라질 때까지는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좋다.

2. 보호대를 착용하면 근육이 약화되어 오히려 회복에 좋지 않다는 것도 상대적인 의견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내 무릎은 스포츠 테이핑과 압박붕대를 통해 슬개건을 압박하고 다닌 이후로 빠른 호전을 보였다. 무리가 덜 갈수록 빠른 회복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3. 적절한 냉찜질과 온찜질은 큰 도움이 된다. 상식이지만 붓고 열감이 느껴질 땐 냉찜질, 붓기나 열감 없이 일상적인 통증이 느껴질 땐 온찜질이 좋다.

4. 근본적인 질환의 원인은 근육의 뭉침이므로 스트레칭을 통해 이를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허벅지와 종아리의 모든 방향의 근육을 풀어주어 균형 잡힌 근육 상태를 유지해야만 한다. 일반적인 스트레칭도 좋지만 폼롤러가 이때 큰 도움이 되었다.

5. 역시나 상식이지만 완치될 때까지는 편안한 신발을 신는 편이 좋다. 참고로 필자는 족저근막염, 관절염, 임산부 신발 등으로 검색해 알게 된 여러 운동화들을 후보군으로 올린 후에, 매장에서 직접 신어보고 스케쳐스 고워크 신발을 구매했다.

6. 뛰기, 무거운 짐 들기, 계단 오르내리기 등 무릎에 과부하를 주는 행동은 가급적 안 하는 게 좋다.

7. 무릎을 다친 이후, 가장 힘들었던 건 연쇄적으로 생겨난 관절 통증과 그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였다. 처음엔 분명 왼 무릎에만 통증이 있었는데, 왼 무릎에 힘을 덜 주기 위해 오른 무릎에 체중 부하를 많이 했더니, 일주일도 안 돼서 양쪽 무릎이 아파왔다. 고관절과 발목 통증은 덤이었다. 게다가 2주 뒤부터는 무릎에 힘을 덜 주기 위해 팔을 많이 쓴 결과, 팔꿈치 엘보와 손목터널증후군까지 찾아왔다. 약 세 달 후 무릎이 점차적으로 호전되며 다른 부위도 다 낫긴 했지만, 약 두 달 간은 정말이지 지옥을 맛보아야 했다.
     물론 모든 사람이 이와 같진 않을 것이며, 금방 회복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심각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주지하기 위해서다. 무릎 수술을 한 사람들이 모인 카페에 들어가보니 나처럼 무릎 관절 통증이 다른 관절 통증을 초래하여 고통을 겪고 있는 많은 회원들이 있었다. 예방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러지 못했다면 조기 치료가 정말정말 중요하다. 몸도 불편하지만, 기약 없이 정상적인 활동을 하지 못함으로써 생기는 스트레스 또한 만만치 않게 심각하기 때문이다. 이때 정적으로 할 수 있는 자신만의 취미를 갖는 것이 도움이 된다.

8. 첫 발병 후 10개월이 지난 지금은 보호대 없이 다치기 이전의 빠른 속도로 걸을 수 있게 되었다. 그래도 아직은 무리하면 아주 살짝 통증이 있어서 (일주일에 1-2번, 2분 이상 지속되지 않는 통증) 뛰거나 계단을 오르는 행동 등은 자제하고 있고, 일주일에 4회 정도 근력 운동을 하고 있다. 나아지는 속도는 여전히 더디지만, 그래도 분명히 완치되어가고 있다. 3개월 후 1년 째 되는 달에는 부디 이전의 건강한 무릎을 갖게 되길 기대해본다.



이 글을 읽고 계실 모든 환자분들의 빠른 완쾌를 바랍니다 :)
[출처] 슬개건염 그리고 대퇴사두건염과의 사투.|작성자 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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